'당신이 사랑한다고 말할 때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났을 때 내 사랑이 시작됐다'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사람도 있지만 잉크처럼 번지는 사람도 있는 거야'
'한국에서는 결혼했다고 좋아하기를 중단합니까?'
'나는요, 붕괴됐어요'
<헤어질 결심>은 산에게 벌어진 추락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가 사망자의 아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멜로/로맨스 영화이다.
형사와 사망자의 중국인아내
'서래'의 남편은 위험한 산 정상에서 추락해서 사망하였다. 서래는 젊고 예쁜 중국인 여자다. 서툰 한국말로 남편이 죽었다고 말한다. 담당 형사 '해준'은 사망한 남편의 사진을 서래에게 보여준다. 서래는 웃으며 '원하던 모습으로 죽었다'라고 하고, 해준과 파트너는 서래를 용의자로 생각한다. 해준은 파트너 수완 몰래 서래를 쫓아다닌다. 서래가 가정보호사로 일하는 할머니 집 앞에서 일하는 그녀를 지켜보기도 하고, 그녀 집 앞에서 차를 세우고 밤새 잠복근무를 하다 잠이 들 때도 있다. 카메라를 통해 서래를 지켜보는 해준은 의심보다 호기심과 욕망으로 가득 찬다. 피곤해하면서도 잠을 자지 못하던 해준은 서래 집 앞에서는 잠이 든다. 해준은 서래에게 알 수 없는 안정을 느낀다. 서래는 출근하면서 본인 집 앞에서 잠이 든 해준을 바라본다. 서래는 자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도, 그 시선에 담긴 욕망도 이미 알고 있다. 다음엔 서래가 해준을 쫒는다. 해준은 오랫동안 찾던 용의자 중 한 명을 쫓아가 대치하고 그 모습을 서래는 멀리서 지켜본다. 서래의 눈빛은 해준만큼 노골적이지 않다. 이성으로서의 호기심인지 확신할 수 없다. 해준이 오랫동안 잡고 싶어 하던 용의자 홍산오의 행방을 서래는 대화 중에 추론한다. 서래의 말이 맞았고 찾아가자 홍산오는 뛰어내려 죽었다. 홍산오의 사망 뉴스가 TV에서 나왔다. 서래는 해준의 집에 쳐들어왔다. "재워주려고요." 해준을 걱정하는 서래를 해준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해준이 가까이에서 서래를 지켜본 결과, 서래는 살인자가 아니다. 사건은 자살로 종결되었고, 서래는 더 이상 용의자가 아니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졌다.
하지만 결국 해준의 파트너 말이 맞았다. 서래는 중국에서 엄마를 죽이고, 한국에서 남편을 죽였다. 중국에서 서래는 아픈 엄마를 돌보기 위해 간호사가 되었지만, 괴로웠던 엄마는 서래에게 죽여달라고 했다. '나를 죽이고 할아버지 산이 있는 한국으로 가라'는 것이 엄마의 유언이었다. 엄마를 죽인 알약과 엄마와 할아버지 유골을 챙겨 서래는 한국으로 밀입국했다. 남편은 폭력적이고 서래를 중국으로 돌려보낸다며 협박했다. 서래는 남편을 죽였고, 그 사실을 해준이 알아버렸다. 해준은 '붕괴되었다'. 서래에게 증거가 담긴 '핸드폰을 바다 깊이 아무도 못 찾는 곳에 버리라'는 말을 남기고 해준은 떠났다. 해준 앞에 서래가 새 남편과 함께 나타났다. 서래는 해준이 떠난 후, 해준과 헤어질 결심으로 새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지만, 서래의 새 남편은 사기꾼에 가까웠다. 호화스럽게 사는 것 같지만 사실 빚쟁이들에게 쫓기고 있다. 서래의 새 남편이 죽었다. 서래는 새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 남편에게 원한이 있던 사람(철성)이 죽인 것이다. 서래는 철성의 어머니를 중국에서 챙겨 왔던 그 알약을 철성 먹어서 죽였다. 어머니가 죽으면 새 남편을 죽일 것이라는 철성의 말을 기억하고 철성 어머니가 입원한 병원에 찾아가 약을 건넨 것이다. 서래 남편이 서래가 갖고 있던 핸드폰 속 녹음을 빌미로 협박했기 때문이다.
서래는 비밀을 안고 깊은 바닷속으로 사라질 '결심'을 한다. 서래는 아무도 찾지 못하는 깊은 모래 속으로 파묻힌다. 해준이 서래 위에서 서래를 찾아 헤매며 영화는 끝이 난다.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 상을 휩쓸다
박찬욱 감독은 2016년 '아가씨' 이후 6년 만인 2022년 '헤어질 결심'을 선보였다. 그만큼 개봉 전부터 기대도 많이 받았던 작품이었다. 정말 영광스럽게도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으로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였다. 박찬욱 감독에게 이번이 첫 '칸 영화제'는 아니다. 제 57회 칸 영화제에서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 제62회에서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적 있기 때문에 '깐느 박'이라는 별명도 있다. 무려 3번을 수상한 한국에서 유일무이한 영화감독이 되었다. 국내에서도 '헤어질 결심'은 상을 휩쓸었다. 한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제 중 하나인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작품상 등 7관왕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얼마 전 '골든글로브'에서는 좋은 소식이 없었지만 정말 좋은 작품인 만큼 '오스카' 등 남은 시상식에서 기대가 된다. 국내 한 유명 평론가는 6년 만에 처음으로 5점 만점을 주기도 했다. '탕웨이'라는 배우의 존재감도 한 몫했다. '만추', '색계'를 뛰어넘어 그녀의 최고 커리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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