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적을 처단하겠다는 20대 젊은 청년의 굳건한 다짐은 모두를 울렸다. 안중근이 순국을 맞이한 지 113년이 되는 2023년, 그가 꿈꿨던 세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영화이다. 뮤지컬 영화 '영웅'으로 인해 안중근은 다시 한번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영웅으로 살아있게 된다. '"대한독립만세", "안중근 만세"
'안중근'의사의 마지막 1년
한국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영웅, '안중근'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안중근은 모두가 알다시피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총살하고 일본에 의해 순국하였다. 거사를 준비할 때부터 사형을 당하던 순간까지 그의 인생의 마지막을 담은 이야기이다.
안중근의 거사가 있기 8개월 전인 1909년 2월, 안중근은 11명의 동지들과 손가락 하나씩을 자르며 독립운동의 결의를 다진다. 일본 대신들은 조선(한국의 옛 이름)을 지배할 생각만 하고 있고, '이토'는 조선과 만주에까지 일본의 지배하려 한다. 그래서 이토는 만주의 하얼빈으로 가기로 한다. 어린 시절에 명성황후가 죽는 모습을 본 궁녀 '설희'는 명성황후의 살인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독립운동에 참여하겠다 다짐한다. 설희는 일본에서 '나미다'(일본어로 눈물이라는 뜻)라는 별명으로 게이샤가 되어 이토를 매혹한다. 이토는 그녀를 데리고 하얼빈으로 간다. 이토가 하얼빈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안중근과 세 명의 동지들 이토를 처단하기로 한다.
기차에서 이토의 시중을 들던 설희는 이토가 잠든 사이 머리에 꽂고 있던 비녀로 이토를 죽이려 하지만, 이토가 설희에 대한 경계를 놓지 않고 잠든 척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패한다. 이토를 놓칠 것에 대비해 안중근과 유동하는 하얼빈 역에, 우덕순과 조도선은 이토가 하얼빈 역에 도착하기 전 잠깐 들르기로 한 채가고 역에 나눠서 잠복한다. 이토가 탄 열차는 채가고 역을 그냥 지나쳐 버린다. 1909년 10월 26일 오전, 안중근은 하얼빈 역에 도착한 이토 히로부미에게 총 세 발을 명중시켜 그를 처단한다. 곧바로 체포된 안중근은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세 동지와 공판 법정에 서서 이토의 죄상을 논리 정연하게, 당당하게 밝힌다. 일본은 그에게 사형 선고를 내린다. 감옥에서 그는 민족의 평화, 세계적 평화를 꿈꾸며, 그러한 염원이 담긴 <동양평화론>을 집필한다. 처음에는 안중근을 증오했던 일본 간수도 그의 고결하고 온화한 인품에 감화되어 그를 존경하게 된다. 마침내 1910년 3월 26일 사형 집행이 다가오고, 치바는 고국에서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가 손수 지어 보낸 수의를 들고 와 그에게 입혀준다. 안중근은 치바에게 그동안 돌봐준 것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위국헌신 군인본분(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은 군인의 본분이다.)"이라는 붓글씨를 선물한다. 안중근은 의연하게 죽는다.
한국의 레미제라블, 뮤지컬 영화 영웅
영화의 원작은 뮤지컬 '영웅'이며, 주인공 또한 같은 배우가 맡았다. 한국영화계에서 불모지로 여겨지는 장르가 뮤지컬영화이다. 2006년 이후 뮤지컬 장르는 한국 영화계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국영화 최초로 배우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는 녹음 방식을 택하며 뮤지컬 장르의 묘미를 극대화하였다.각색에 있어서도 대중적인 상업영화로 재탄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정되었다. 뮤지컬 <영웅>은 극적인 측면에서 단점도 있었다. 일본의 시각을 참고했다는 점이다. 뮤지컬에서는 안중근과 더불어 이토 히로부미가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때문에 이토의 카리스마와 가창력이 돋보이는 극이 끝난 뒤 관객들은 어떤 반응을 보여야 좋을지 고민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토 히로부미의 분량을 줄이고 안중근을 중심으로 극을 전개한다. 안중근의 비장한 결의를 강조한다. 내적인 고민과 감정의 분출은 노래에 맡기고 스토리는 코믹과 활동에 중점을 둔다. 그간 우리나라가 뮤지컬 영화 불모지가 맞았나 싶을 만큼 각각의 장면마다 높은 퀄리티를 선보인다. 2022년 연말, <아바타: 물의 길>의 엄청난 열풍 속 유일하게 대적할 수 있었던 한국영화는 <영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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