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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세 자매, 납득되는 사고뭉치 딸들의 형제애

by 지늘래미 2023.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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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제목 그대로 희숙, 미연, 미옥 세 자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들은 같은 집에서 자랐지만 지금은 각자 다른 집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다. 그녀들의 세 가정은 각각의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파괴될 것 같은 가정 속에서 그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힘겹게 가정을 이끌어 간다. 그러다 아버지의 생신 때 가족 모두 모이게 되면서 어릴 적 사건들이 밝혀진다. 각기 다른 이유로 한심하지만, 납득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가진 그녀들을 살펴보자.

각자 다른 삶을 사는 세 자매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인물은 세 자매 중 둘째인 '미연'이다. 미연은 중심적인 서술자이고, 첫째 희숙과 막내 미옥을 가운데에서 연결한다. 미연은 경제적으로 부유하며 크리스천이다. 미연은 교수인 남편과 착하고 말 잘 듣는 두 명의 자식들과 함께 주말마다 교회에 가며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전혀 없어 보이는 부유한 가정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미연은 남편은 바람기가 다분하다. 미연은 자신의 남편을 옆에 두기 위해 신앙에 의지하며 남편의 외도를 눈감아준다. 미연과 달리 그녀의 딸은 신앙에 두려움을 느낀다. 겉으로는 상냥하고 친절한 엄마처럼 보이지만, 미연은 사실 종교 가족들에게 강요한다.

막내딸 '미옥'은 연극작가이며 재혼했다. 재혼한 남편의 아들도 함께 살고 있다. 술과 과자를 좋아하는 미옥은 '엄마'의 역할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남편의 아이는 사춘기여서 미옥과 거리를 두려 하며 친엄마 하고만 소통하고 있다. 학교에서 진행되는 학부모 상담 때도 아이는 미옥을 대신해 친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미옥은 한 아이의 엄마로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안정된 가정을 꾸리고 엄마의 역할과 모습을 갖추고 싶지만 아이는 미옥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 첫째 딸 희숙과 둘째 딸 미연의 이야기는 무거운 반면, 미옥의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가볍워 보인다. 그리고 관객으로 하여금  미옥은 엄마로서의 고민으로 정서적인 공감을 가져온다.

 

첫째 딸 '희숙'은 항상 웃고 있지만 그녀의 속은 엉망진창이다. 막대한 빚을 지어 도망 다니고 있는 희숙의 남편은 희숙에게 오직 돈만 요구하고, 희숙은 암에 걸렸다. 심지어 하나밖에 없는 딸 '보미'는 메탈밴드의 극성팬이며, 엄마한테 돈만 요구한다. '희숙'은 바보같이 착한 사람이다. 남에게 싫은 소리 한 번 못하는 '희숙'을 바라보는 딸은 엄마가 불쌍하기보다는 항상 짜증 난다. 희숙은 암에 걸려 피를 흘리는 순간에도 남편과 딸을 위해 일만 한다. 

세 자매의 아픔 그리고 힌트

이렇게 다른 세 자매이지만, 그녀들은 공통된 아픔을 가지고 있다. 영화는 그 아픔에 대해 세 가지 힌트를 준다.

첫 번째는 자매의 이름입니다. 미연과 미옥은 '미'자 돌림이지만 희숙만 다르다. 세 사람 중 희숙이 가장 가혹한 삶을 살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그녀의 이름은 그녀가 두 동생과는 다른 유년시절을 보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둘째 딸 미연이 집안을 이끄는 가장 역할을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기억이다. 미옥과 희숙은 미연만 기억하고 있는 과거의 한 시점을 기억하지 못한다. 미옥은 계속 미연에게 어떤 기억을 물어보고, 희숙은 미연이 말하는 그 시점을 생각해내지 못한다. 미옥은 그 과거의 기억을 통해 무엇인가를 찾아내려고 하고, 반대로 희숙은 그 기억을 피하려고 한다. 미연만이 기억하고 있는 과거의 사건이 세 자매에게 각각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종교다. 자매의 어머니와 미연은 희숙과 미옥에게 전화를 걸 때마다 힘들 때일수록 교회에 다녀야 한다고 말한다. 미연이 독실한 신앙인이라는 점과 언니, 동생에게도 교회에 나가라고 권유한다는 점에서 종교가 세 자매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미연이 종교를 통해 딸을 억압한다는 점도 힌트가 된다. 이는 미연이 세 자매 중에서 가장의 역할을 하는 이유이다.

아버지의 생신 파티에서 생긴 일 결말

 세 자매는 아버지의 생신을 기념하기 위해 고향집에 모인다. 그곳에는 남동생 '진섭'이도 있다. 고급 식당에서 아버지기도를 하는데 이가 자식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을 때, 진섭이 뛰어와 아버지한테 오줌을 싼다. 이에 아버지는 생일을 축하해 주러 온 교회 목사한테 사과한다. 그 모습을 본 미연은 아버지에게 자신과 형제들에게 사과하라고 소리친다. 그 이유는 미연의 기억을 통해 밝혀지는데, 이들 네 남매가 아버지에게 가정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술을 자주 마셨었고 취할 때마다 자식들을 폭행했다. 특히 어머니가 다른 희숙과 진섭이 주된 피해자였다. 미연은 미옥을 데리고 뛰어가 마을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었지만, 오히려 아버지의 편에서 화를 내는 어른들에 의해 다시 집에 돌아갔다. 아버지는 자신의 죄를 종교를 통해 용서받고자 했다. 이 종교를 강요하는 아버지를 미연은 닮아가고 있었다. 종교가 가족을 지탱하는 힘이고, 남편의 잘못을 눈 감아 주는 것이 가족을 유지하는 방법이라 여겼던 것이다.

희숙의 딸은 엄마의 암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린다. 이에 가족들의 싸움은 희숙을 향한 걱정으로 바뀌고, 아버지는 창문에 머리를 박으며 자해한다. 그리고 세 자매는 함께 해변을 거닐며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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